'크레마 바보 똥개'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14.03.04 읽을 한국어 전자책이 없다.

읽을 한국어 전자책이 없다.

크레마는 대체 뭐하는 놈들인가?


지젝의 구작(2009년) <The Monstrosity of Christ: Paradox or Dialectic? (Short Circuits)>가 <예수는 괴물이다>로 한국어 번역 출간된 시점은 2013년 10월이다. 무려 5년 만에 번역이 나온 것은 아쉽지만 고마운 일이다. 하지만 번역의 질이 낮고 한글 파괴 수준이라는 점은 감수해야 한다. 게다가 양장본은 두껍고 무겁고 비싸며, ebook도 없다. 비록 문자 OCR 작업은 되지 않은 모양이지만, 충분히 읽을만한 퀄리티의 미리보기 이미지를 보면, ebook으로 당장 내놔도 문제 없어 보인다. 그러나 번역된 지젝의 저서 60권 중 이북 구매가 가능한 책은 달랑 한권 뿐이다. 아무튼 온라인 서점의 <예수는 괴물이다>와 미국 아마존의 <The Monstrosity of Christ: Paradox or Dialectic? (Short Circuits)>를 비교해보자.



알라딘 vs 아마존

 구분

<예수는 괴물이다>

<The Monstrosity of Christ: Paradox or Dialectic? (Short Circuits)> 

판본

반양장본 

Hardcover

Paperback 

Kindle Edition (ebook)

페이지 수

512쪽

320 pages

320 pages

-

무게

730g

544g

408g

170g (킨들 무게)

가격

정가 세일가

30000원 27000원

$28.95 $16.84

31000원 18000원

$14.95 $11.01

16000원 11800원

$14.99 $11.99

16000원 12800원

가격은 현재 기준. 환율은 구글 현재 기준.



가격 정보를 적어둔 이유는 아마존의 이북과 페이퍼백의 가격 차이가 거의 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다. 한국어 번역본은 출간된지 아직 반년밖에 안된 신간이고, 아마존 원서는 나온지 5년이나 된 책이라는 점을 고려해보면 현재 가격차이는 감안할만한 수준이다. 아마존은 예약 주문을 받는 신간도 이북 버전을 준비해 두는 경우가 적지 않다. 사회과학서도 마찬가지다. 의외로 오래된 책도 심심치 않게 이북 버전이 있고, 혹 없더라도 대부분의 책은 페이퍼백이 있어서 가격 부담 없이 지를 수 있다. 하지만 한국어 번역본은 그야말로 꿈도 희망도 없다. 한국에서는 독서도 값비싼 취미가 되는 것.



어차피 미리보기용으로 책 싹 스캔해두면서 왜 전자책을 팔지 않는지 모르겠다. 다양한 기기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폰트 크기 조절을 위해 텍스트 버전을 마련해야 하겠지만, 그냥 이미지 스캔으로 된 전자책을 미리 제공해주면 안될까? 신간을 전자책으로 바로 사볼 수 있다면, 전자책 가격이 종이책 가격과 별 차이가 나지 않더라도 잘 팔리지 않을까? 작업에 시간이 걸려 종이책 출간에 전자책 출간을 맞출 수 없다면 스캔본 전자책을 공급했다가 나중에 텍스트본으로 교체해주면 되지 않을까?



지금 당장 읽을만한 전자책이 너무 없다. 전자책은 유행을 앞서가는 기기이지만, 유행을 앞서가는 책들은 전자책으로 볼 수 없다. 전자책을 읽는건 유행에 뒤지는 일이다. 전자책이 출간되면 이미 그 책은 더이상 핫한 책이 아닌 시기가 되어 버리기 때문이다.

prev 1 nex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