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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은 정치성향을 드러내지 않는게 팬에 대한 예의다.

볼빵 2025. 1. 5. 04:45

자신과 정치성향이 다른데도 자신을 좋아해주는 팬들이 있을거니까, 그 팬들이 불편해 하지 않도록 자신의 정치성향을 드러내지 않는 배려가 있는 연예인이었으면 좋겠다.

 

무슨 대선 투표가 95:5 정도로 기울어지는게 아니면 좀 비밀을 지켜주길 바란다. 특히 지난 대선은 거의 50:50 이었잖아. 사실 우리나라 지난 대선들은 사전 예측이 불가능할 정도인 경우가 많았다. 

 

커뮤니티에 김희철이 2찍이라며 화내는 반응들이 있어서 이 글을 쓰게 됐다. 김희철은 5년 동안은 문재인 찍었다고 욕을 먹었고 지금은 2찍이라고 욕을 먹고 있다. 전자는 투표용지에 인주가 비치는 기사 사진 즉 타의에 의한 거였고 후자는 본인이 핑크 마스크 빨간 슬리퍼에 V 포즈 퍼포먼스를 해서 욕을 먹었다. 

 

김희철도 살면서 완벽하게 아무 잘못 없이 살지는 않겠지만, 필요 이상으로 욕을 먹는거 같다. 김희철의 시원시원한 스타일, 아형에서의 모습이 좋다. 호감이다. 하지만 20대 대선 이후로 쭉 2찍이라고 욕을 먹고 있는걸 보면 아쉽다. 그런 와중에 김희철은 문재인 대통령 때 대통령 개그가 없었다느니, 일본 불매 ㅈ까라느니 말해서 본인의 2찍 이미지를 강화시키기까지 했다. 더 욕을 먹고 있고 그래서 더 아쉽다.

 

그렇게 2찍 이미지로 굳어진 김희철도 최근 투표 인증에선 까만 옷 입어서 정치색은 뺐다. 요즘 연예계 트렌드는 투표인증을 흑백사진으로 올리는건데, 김희철은 리얼 흑백 패션으로 투표인증한거다. 다만 그러다보니 앞으로도 2찍 이미지가 굳어지는거 같아서 좀 아쉽다. 김희철이 무슨 죽은사람이나 빗자루나 김정은이 저쪽당으로 나와도 찍어주는 콘크리트 2찍은 아니라는건 이미 증명이 되었는데도 말이다. 게다가 공교롭게도 김희철이 비상계엄 이틀 전에 인스타를 닫아버리는 바람에 계엄 이후 SNS 근황도 하필 없다.

 

아무튼 지금과 같은 탄핵 국면에서도, 연예인들이 가능하면 정치성향을 드러내지 않았으면 좋겠다. 솔직히 말하면 아이유, 소녀시대, 이승환 다 고맙고 감사하고 눈물나고 다행이고, 김우리, 김흥국, JK 김동욱 아주 괘씸하다. 그런데 연말 모임에서 소주 시키니까 참이슬이 나오니, 이미 몇 잔 마신 상태에서도 '참이슬은 마시면 안되는데'하는 분을 봤다. 그분은 애초에 아이유 팬이 아니어 보이는 연배였지만. 광고주 입장에서 연예인이 정치성향을 드러내는건 좋을게 없다. 그리고  왜 김흥국은 국민가요 호랑나비를 내란나비로 만들어 뺏어가나? 그에게 그럴 권리는 없다. 왜 호랑나비를 남들 눈치를 보면서 부르게 하냐고. 코리아나도 아주 그 나이를 먹고도 팬에 대한 존중이 없는 인간들이라는게 기가 차다. 손에 손잡고 내란을 왜 해. 조르조 모로더에게 허락은 받고 왔나? 그런데 이른바 애국 시민 쪽에서도 딱 뒤집어서 비슷한 생각들을 하겠지.

 

차라리 정치성향을 왜 드러내야 하냐고 한 임영웅이, 팬들에게는 차라리 낫지 않나 싶다. 개인적으로는 그의 팬이 아니라서 그가 얄밉지만, 만약 내가 그의 팬이었다면, 논란 이후 말을 아끼다가 자신의 콘서트에 찾아와준 팬들에게 에둘러 사과한 게 아주 고맙게 느껴졌을 것 같다. 

 

아무튼 정치성향을 드러내지 않는 연예인은 비겁한게 아니라 그만큼 자기 팬을 골고루 사랑하고 아끼는 것일 수도 있다. 만약 내가 연예인이라면 나는 철저히 정치 성향을 숨길 생각이다. 그런데 자식은 부모님의 평생 연예인이 아닌가? 효자되긴 틀렸다. 나는 내 다짐을 이미 어기고 있었다. 이게 이렇게 어려운 거였나? 정치성향이 티 안나는 연예인들을 존경한다. 티 안내는게 쉬운게 아님. 더 어려울 수도 있음.